평균은 끌려가고, 중앙값은 버틴다
한국 가구 순자산 평균은 5.4억원, 중앙값은 2.7억원이다. 평균이 중앙값의 두 배다. 이는 상위 일부 가구가 평균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의미다 — 통계 분포가 오른쪽으로 길게 늘어진(right-skewed) 형태다.
같은 한국이지만 두 숫자가 보여주는 모습은 다르다. 평균을 보면 "한국 가구는 대체로 부유하다"고 말할 수 있고, 중앙값을 보면 "절반 이상이 3억 이하의 자산을 가지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둘 다 사실이다.
같은 통계, 다른 정책
정책은 무엇을 평균값으로 보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종부세 기준이 "평균 자산"으로 결정된다면 상위 일부에 닿는다. 그러나 "중앙값의 2배" 같은 기준이라면 더 많은 가구가 영향권에 들어온다.
한국의 부동산 정책은 종종 평균값을 기준으로 설계됐다. 그래서 정책의 의도와 체감 사이에 거리가 생긴다. 정책 입안자는 평균을 보지만, 시민은 중앙값을 산다.
두 숫자를 함께 보는 훈련
평균이 잘못된 게 아니다. 평균은 평균의 일을 한다. 그러나 평균만으로는 분포의 모양을 알 수 없다. 중앙값과 함께 봐야 사회의 비대칭이 보인다.
행간이 제안하는 작은 훈련은 이것이다. 어떤 통계를 볼 때 "평균이 X"라고 들으면 곧바로 묻기. "그럼 중앙값은?" 두 숫자가 가까우면 분포가 평탄하다는 뜻, 두 숫자가 멀면 비대칭이 크다는 뜻이다. 이 한 줄의 질문이 우리가 사는 사회를 더 정확히 보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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