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담
서울역 광장 옆 작은 봉사 식당, 매일 새벽 노숙인 80명의 아침
서울역 14번 출구 옆 골목, 작은 식당의 문이 새벽 4시에 열린다. "동행식탁"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다. 아침 6시까지 약 80명의 노숙인이 무료로 식사한다. 따뜻한 국, 밥, 김치, 그리고 매일 다른 반찬 두 가지.
운영은 자원봉사 100% 다. 2009년 처음 시작했을 때 자원봉사자는 7명이었다. 지금까지 누적된 봉사자 명단에는 1,400명의 이름이 있다. 가장 오래된 자원봉사자는 17년째 매주 화요일 새벽 3시에 출근한다.
동행식탁의 운영 원칙 중 하나는 노숙인을 "손님"이라 부르는 것이다. "수혜자"나 "노숙인"이라 부르지 않는다. "어서 오세요"라고 인사하고, "다음에 또 오세요"라고 배웅한다.
단어 하나의 차이지만 식탁의 분위기는 다르다. 손님은 베풀어진 사람이 아니라 초대받은 사람이다. 식당을 운영하는 김 모(58) 신부님의 말이다. "베푸는 게 아니에요. 같이 먹는 거예요. 같이 먹기 위해 우리는 같은 식탁에 앉을 자격이 있어야 해요. 그 자격을 만드는 것이 우리 일이에요."
17년 동안 식탁을 거쳐간 손님은 약 30만 명이다. 그중 일부는 자활에 성공해 자원봉사자로 돌아왔다. 자원봉사자가 곧 손님이고, 손님이 곧 자원봉사자가 되는 순환. 동행이라는 단어가 이 식탁의 가장 정확한 이름이다.
"행간"이 만나고 싶었던 한국의 모습은 이런 자리다. 캠페인이 아니라 약속, 베풂이 아니라 동행, 거창한 선언이 아니라 매일 새벽 4시의 작은 식탁. 36.5도의 동료의식은 거기서 만들어진다.
베푸는 사람과 받는 사람의 자리를 매번 바꾸는 식탁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