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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K 잠정실적 — 숫자가 가린 산업의 균열

영업이익 사상 최대의 행간에 있는 세 가지 비대칭

정은국 · 2026.04.22 08:14 · 조회 7,133
1분기 잠정실적은 두 회사 모두 사상 최대였다. 그러나 "사상 최대"라는 표제어 아래 한국 반도체 산업의 세 가지 비대칭이 드러나고 있다.

비대칭 1 — HBM과 그 외

삼성전자 DS 부문 영업이익의 78%가 HBM(고대역폭메모리)에서 나왔다. SK하이닉스는 더 높은 84%다. HBM이 호황을 이끌고 있는 사이, NAND·DDR 표준 제품의 마진은 여전히 불안정하다. 두 회사 모두 사상 최대를 찍었지만, 그 안의 구성은 한쪽으로 심하게 기울어져 있다.

HBM 시장이 향후 18개월 안에 성숙기에 진입한다는 분석이 다수다. 그렇다면 HBM 이후의 그림이 필요하다. 두 회사 모두 차세대 메모리(GDDR7, 3D-DRAM)에 투자하고 있지만, 시장 진입 시점에서 HBM과 같은 독점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비대칭 2 — 매출 성장과 고용 정체

두 회사의 매출은 전년 대비 +34%, +52% 늘었지만 국내 고용은 +1.8%, +2.4%에 그쳤다. AI 시대 반도체 호황이 한국 일자리로 충분히 환류되지 않고 있다는 신호다. 미국 텍사스, 일본 구마모토 신규 팹은 현지 고용을 늘리고 있지만, 국내는 아니다.

이는 산업의 성공이 곧 사회의 성공이 아닐 수 있다는 오래된 질문으로 돌아간다. 정부의 반도체 정책이 "한국 기업의 글로벌 매출"에 머무는 한, 이 균열은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

비대칭 3 — 수출 호조와 협력업체 양극화

1차 협력사들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8% 늘었지만, 2-3차 협력사 평균은 -2.4%다. 호황의 과실이 위로만 흐르고 아래로 내려가지 않는 구조가 다시 반복되고 있다.

행간이 묻는 것은 단순하다. "사상 최대"라는 첫 줄을 본 뒤, 우리는 그 사상 최대가 누구의 사상 최대인지 끝까지 따라가야 한다. 호황은 균등하지 않다. 균등하지 않은 호황을 균등한 것처럼 부르는 순간, 다음 위기의 화약이 쌓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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